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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파이어족(Fire)으로 산다는건?에세이 2020. 3. 9. 09:44
얼마전 회사 선배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FIRE(Financial Independent Retire Early)'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요즘 새로운 트렌드라면서 도전해볼 만 하지 않겠느냐는 나의 말에 선배는 YOLO(You Only Live Once)와 비슷하다는 선배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미국적'이라면서 남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그렇다고 했는데요. 그 선배는 우리나라의 정서와는 좀 맞지 않는다고 그랬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미국에서 오랜 생활 경험이 있는 저는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선배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살아남으려면 남의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건데요. 명절 때마다 떠오르는 "대학은 들어갔느냐", "취직은 했느냐", "결혼은 언제하냐", "애기는 언제 낳을거냐" 이런 압박이 평상시에도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YOLO'도 남의 시선 신경쓰지 않고 취업, 부동산, 육아 이런 것들을 포기하고 자기 삶의 즐거움을 통해 소비를 하거나 생활하는 건데요, 파이어도 마찬가지로 남들의 시선을 포기한 채 저축, 투자를 목표로 하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에선 주로 '좋은 동료', '좋은 선배', '좋은 아들', 좋은 남자친구'가 되기 위해 '카카오톡 기프트콘'을 보내고, 밥도 잘 사는 선배가 되곤합니다. 밥은 선배가 사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것이라는 '통념'도 크게 작용하고 점심 시간에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에 의아하게 처다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파이어족으로 사는 것은 꽤나 힘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사회는 한국 사회보다 더 개인주의적이기 때문에 남의 시선으로부터 좀 자유롭긴 하죠.
결혼을 앞둔 저에게도 이러한 압박이 더 강하게 가중되는 것 같습니다. 33살 주변을 둘러보면 결혼을 했거나 앞둔 친구들이 많은데요. 누가 어디에서 결혼했고, 또 어떤 집에 머물고, 어떤 차를 타는지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이런식으로 인간관계가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파이어족'으로 사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파이어족이란 어떤 삶을 사는가에 대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파이어족을 이루고 있거나 이미 이룬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들에겐 어떤 차를 타거나, 어떤 옷을 입고 또 SNS에서 맛집 탐방을 하면서 만족하는 남들을 위한 소비는 과감하게 포기합니다. 이들에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가족', '인간관계', '봉사' 등 돈 없이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파이어를 유행시킨 파이낸셜 프리덤의 저자 '그랜트 사반티어'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단지, 비교하고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는 것이 한국 문화의 특유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물론 조금 심하긴 하지만요ㅎㅎ) 그가 운영하고 있는 밀레니엄 머니 블로그에는 Are you living?(살아 있나요?) 파이어 철학이 담긴 에세이가 올라와 있습니다.
Whenever I encounter someone who is my age I naturally compare myself with them. While it’s distinctly human for us to compare ourselves with others, I often only do it when someone is the same relative age as me.
우리는 또래인 누군가와 마주쳤을때 자연스럽게 그들과 나를 비교하게 됩니다. 다른이들과 비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우리 나이 또래와 만났을 때 더 그러합니다.
-그랜트 사반티어-
비교하는 일은 자연스러운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실제 다른이들과 자신을 돈과 물질적인 것들로 비교하지 않고, 이렇게 묻고 있다고 말합니다.
I don’t compare how much money they have or things they own. Instead ask myself: Am I truly living?
저는 더이상 다른이들이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비교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묻습니다: 내가 진짜 살아 있는가?
-그랜트 사반티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파이어족이 되는 일은 돈을 아끼고 저축하고 모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삶에 대한 '철학'과 우선순위를 정하는일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파이어 목표에 더 빨리 다다르는 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부동산인데요.... 향후는 모르지만, 지난 10년간 서울 부동산 투자를 잘했다면 10억이 뭘까요... 20억, 30억을 번 사람들도 충분했으니까요. 물론 기초자본금을 모으기까지가 엄청 힘든일이겠지만요.
그래서 주위의 평가와 충고 이런 것들에 개의치 않고 '파이어족'에 계속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득 부분이 불만이 많은 상황입니다. 영어 번역, 영상 번역 등 부업도 하고 있지만 꾸준하진 않은 상황입니다. 저의 커리어가 3년이 채워지는 8월 담대한 결정을 내려야할 시기가 온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계속해서 퐈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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